바삐 움직이는 사람들과 뒤틀린 채 꿈틀거리는 네온사인, 앙상한 윤곽선을 드러낸 채 엉켜있는 가로수와 건물, 도시를 이루는 이 모든 요소들이 하나의 유기체로 모여 그 욕망을 뿜어낸다. 임미나 작가는 이처럼 도시를 살아 숨쉬는 하나의 유기체로 표현한다. 개개인의 구별 없이 검은 군집으로 표현된 인물들은 군데군데 강렬한 에나멜 색으로 욕망의 근원을 비춘다. 더 행복해지기 위해 끝없이 몸부림치는 인간의 욕망은 도시를 만들어내는 원동력이다. 그 힘으로 도시는 하늘 높이 건물을 올리고 건물은 환상과도 같은 네온사인을 길에 비춘다. 오묘한 빛을 내는 네온사인의 홀로그램은 다시 인간들로 하여금 욕망을 키우게 한다. 도시의 요소들이 서로 얽히고설키며 도시를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욕망으로 이루어져 그 힘으로 나아가 다시 욕망을 낳는 거대한 유기체. 이것이 바로 임미나 작가가 그린 도시의 실체이며 현대인의 자화상이라 할 수 있겠다.
초고층 건물들 사이로 수많은 사람들이 표정 없이 발걸음을 재촉하는 거리. 우리가 보통 도시를 생각할 때 떠올리는 모습입니다. 메마른 감성의 이 살풍경한 모습은 임미나 작가의 눈을 거치며 색다르게 탈바꿈합니다. 에나멜 색의 인물들과 반짝이는 홀로그램의 네온사인, 비뚤비뚤 이어지는 검은 윤곽선은 화면에 생기를 주며 도시를 만들어갑니다. 조형요소들의 리드미컬한 변주 속에서 만들어진 도시의 모습은 꿈틀대는 욕망이 생명력을 분출하는 곳입니다. 알록달록한 도시의 모습을 들여다 보면 네온빛깔의 보호색을 띈 생명체 같습니다. 욕망의 색으로 이루어진 도시는 다시 욕망의 카모플라주가 되어 거리에 가득한 사람들의 욕망을 조용히 품고 있는 듯 합니다. 임미나 작가의 작품을 통해 우리의 욕망이 살아 숨쉬는 도시의 모습을 감상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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