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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경 작가의 <소망> 작품 시리즈는 솟대를 소재로 하고 있다. '솟대'란 민속 신앙의 믿음이 담긴 대상으로, 주로 새해를 맞이해 풍요를 기원하는 의식으로 제작되거나 높은 지도자가 마을의 수호신으로 세워두는 등 의식적, 의례적 성격을 띠고 있다. 작가는 이러한 희망적이고 긍정적인 기운을 위해 제작된 솟대에서 그 이면에 묻어나오는 슬픔에 주목했다. 동일한 대상에서 작가만의 독창적인 시선이 돋보이는 이러한 주제는 솟대 위에 조각된 새로부터 출발한다. 종을 알 수 없는 새 조각은 새라는 종의 본래 특성 중 하나인 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지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가는 이를 자신의 작품에 담으며, 새의 날고 싶은 소망을 절실하게 담아내고 있다. 인간의 소망을 위해 제작된 솟대에서 새의 간절한 소망을 포착한 작가의 관점이 무척이나 특별하게 느껴진다.
작품에 보이는 솟대는 오래 전 민속신앙에서부터 이어져 내려온 의례적 상징물로, 안정과 풍요를 기원하기 위해 마을의 입구에 세워두었던 조형물입니다. 희망차고 긍정적인 미래를 소망하기 위해 제작되었던 이 솟대에서 이민경 작가는 그 이면에 묻어나오는 아이러니에 주목했습니다. 솟대의 끝에 조각된 새는 살아있는 새와 달리 날 수 없습니다. 작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늘을 훨훨 날고픈 새의 소망과 그럴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한껏 들어찬 보름달과 새의 조화로 표현했습니다. 이처럼 인간과 새의 막연한 소망과 간절함은 비록 서로 간의 욕망이 교차되는 지점을 지님에도 불구하고 작품을 보는 감상자로 하여금 동일한 메시지를 읽어내도록 한다는 점에서 매우 흥미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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