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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아 작가는 인간과 인간의 틈(사이), 즉 인간의 관계를 은유하고자 돌에서 보이는 틈(Crack)에 주목한다. 공기와 열, 바람과 물에 의해 형태의 변형을 이루는 돌의 성질을 통해 서로 관계를 맺고 영향을 주고받으며 존재하는 인간관계를 표현한다. 작가의 회화에서 보이는 돌 표면의 틈(균열)은 외부의 영향으로 만들어진 돌 표면의 상처일 수 있지만, 내부의 힘으로부터 깨진, 마치 부화하는 알의 균열이 되기도 한다. 즉 유진아 작가의 ‘돌’은 더 이상 무겁고 단단한 무기질에 머물지 않고 생명력을 지닌 ‘알’로 탈바꿈한다. 작가는 이 같은 양가적 표현에 표상적 기호와 은유적 표현을 동시에 수립하는 ‘메타포리컬 리얼리즘 metaphorical realism’이라 명명하며 소멸을 향한 균열이 생명력으로 치환하는 가능성을 주지한다.
몽돌해수욕장의 물에 젖은 조약돌의 반짝임과 파도에 의해 구르는 돌의 소리는 특별한 정취를 자아냅니다. 하지만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이고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는 말이 있듯 돌멩이 하나하나를 가까이서 보면 상처와 흠집들로 가득한데요. 유진아 작가는 사실적으로 표현한 거친 돌의 질감을 통해 적나라한 우리 삶을 드러냅니다. 거친 돌의 표면에는 우리의 상처와 성장의 흔적과 닮았고, 돌과 돌 사이의 어두운 틈은 때로는 비극적인 인간관계를 은유하기도 하죠. 다만 화면에서 조금 물러나 작품을 바라보면 돌에 새겨진 흔적들은 사라지고 자연을 조망하듯 바라보게 됩니다. 유진아 작가는 시선의 거리를 통해 돌멩이와 해변의 경계가 어우러진 세계로 우리를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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