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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기억에 의존하여 살아간다. 잊지 않고 매일 아침 6시에 일어나, 씻고, 회사에 가는 단순한 삶의 방식뿐 아니라, 스스로의 성격이나 취향 역시 기억과 연관이 되어있다. 즉, 작은 기억의 조각들이 모여 오늘날의 '나'라는 사람을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삶에 대한 기억의 축적은 김한나 작가의 작품에서 잘 나타나 있다. 작가는 평면의 캔버스 위에 축적되고 입체적인 기억들을 그린다. 잘게 부서진 선들은 기억의 무궁무진함을 나타내고 서로 다른 색은 그때의 감정과 경험을 의미한다. 작품에서 한걸음 멀어지면 이 수많은 선들이 풍경화와 정물화로 완성되는데, 그 과정에서 감상자는 작가가 추억하는 것을 이해하게 되며, 무엇인가에 홀린듯한 경험을 하게 된다.
인간은 살면서 다양한 경험을 하며, 그 과정에서 많은 부분을 추억이란 이름으로 기억하게 됩니다. 그러나 기억이라는 것이 그렇듯, 시간이 흐른 뒤에 돌이켜 보면 경험이나 사건 그 자체보다는 흐릿한 잔상만 남아있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그 비어있는 부분을 채우기 위해 계속 생각을 해 나가다 보면, 결국 우리의 기억은 상상과 더해져 자연스레 변형과 왜곡이 일어나곤 하죠. 김한나 작가는 이처럼 무한히 확장되고 변형되는 추억들을 캔버스에 표현합니다. 선명한 사진처럼 남아있기는 것이 아닌, 흐릿한 형태, 단순한 색채들로 표현된 작가의 오래된 추억들을 보다 보면 왠지 따뜻하고 그리운 느낌이 드는 것 같습니다. 김한나 작가의 작품을 감상하며 오래된 추억들을 돌이켜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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