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의 사회는 기형적이다. 높아진 인구밀도로 인해 그 어느 때보다 사람들은 이웃과 가까이 살고 있지만, 그 안에서 우리는 지독한 외로움을 느낀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너무 많은 인간관계에 지쳐 혼자만의 시간을 찾는 일명 '나홀로족'도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세태는 독일의 철학자 쇼펜하우어의 '인간의 본질적 문제는 타인(관계)과 외로움을 동시에 두려워한다는 점'이라는 말을 떠올리게 한다. 이설 작가는 이러한 현대인들의 모습을 작품 속 고양이의 모습으로 나타내려 하였다. 고양이야말로 독립적이고 당당해 보이지만 실은 외로움을 느끼는 동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작품 속 고양이들의 눈을 바라보다 보면 그 안에서 독립심과 외로움을 동시에 느끼는 존재인 '나'를 존재와 마주하게 된다.
고양이 인사법이라고 들어보셨나요? 고양이와 잠시 눈을 마주치고 살며시 깜빡이는 방법으로, '나는 너와 친구가 되고 싶어, 너를 해치고 싶지 않아'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이렇듯 고양이들은 주로 눈을 마주치고 소통을 합니다. 그리고 고양이를 그리는 이설 작가는 그들의 눈을 통해서 작품을 감상하는 이들과의 소통을 꿈꾸고 있습니다. 더불어 작가는 사람들이 그림 속 고양이의 눈을 통해 자기 자신을 마주하고, 그 안에서 스스로를 발견하며 외로움을 소통하고 마음을 어루만지길 바란다고 합니다. 잠시 그림을 감상하며 그림 속 고양이와 소통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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