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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빛나 작가는 도시의 일상 속에서 마주하는 도시경관의 시각적 편린들에 주목하며 이를 캔버스에 재현한다. 세련된 빌딩과 고층 아파트들의 멀쑥한 얼굴들 사이로 사람들이 걸어간다. 모든 것이 존재하는 이곳에서 어디에도 없는 것을 좇으며 속을 알 수 없는 표정으로 서로를 지나친다. 이러한 도시 공간을 산책하며 조우하는 흔적들 가운데, 작가는 소외의 대상에 주목한다. 질서정연하게 즐비한 빌딩 숲속에서 배제되고 소외된 오래된 집, 프레임 바깥으로 밀려나 뒷골목으로 사라져가는 누군가의 흔적들, 무리에서 떨어져 나와 방향을 잃고 부유하는 인물 등 도시의 매끈한 표면 틈에 자리 잡은 깊이를 알 수 없는 그림자 같은 것들을 수집하고 재구성하는 작업과정을 통해 작가의 작업은 소외의 경계를 넘나든다. 우리는 화면의 빈 공간, 잘린 저 너머로부터 들어오는 빛이 부딪히는 곳에 시선을 두며, 비로소 굳은 생각의 한 조각이 떨어져 나와 깨지고 소외를 극복하는 계기를 가질 수 있다.
일상에 지친 우리는 때로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한 줄기 조명만이 나를 감싸 안아줄 안식처를 찾게 됩니다. 어린 시절 텅 빈 놀이터가 그러했고, 집에 돌아가는 길 적막한 거리, 새벽빛이 어스름한 내 방 한편에서 우리는 잠시나마 쉼을 청할 수 있습니다. 김빛나 작가는 이러한 빈 공간에서 느낄 수 있는 안온함을 화폭 위에 옮겨 담으며, 그에 대립하여 찾아오는 어두움, 외로움까지도 따뜻한 시선으로 포용합니다. 작은 무대 위, 깜깜한 도시의 거리에 가만히 드리우는 빛이 유독 아름답게 그려진 작품으로 오늘도 고단했던 내 하루에 위로를 청해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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