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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승 작가가 주로 사용하는 소재는 ‘물’이다. 형형색색의 다채로운 색감을 가진 물은 작가에게 있어서 내면의 혼란을 나타내면서도 근원을 고찰하게 하는 매개체이다. 자연에서의 물은 생명의 근원이고, 멈추지 않은 채로 순리에 따라 흐르며 풍요와 순수를 상징한다. 차분한 색감이 돋보이는 물 너머에 자리 잡은 집은 안락함을 뜻한다. 작가는 그사이 공간을 피안(彼岸)이라고 명명했는데, 있는 그대로의 의미는 ‘저쪽 언덕’, 말하자면 ‘해탈한 후의 내세’이다. 대승불교에서는 피안에 도달하기 위한 수행을 바라밀이라고 부른다. 이는 작가가 고통이 없는 행복한 세상을 욕망하고 있음을 보여주기 위해 응용한 개념이라고 볼 수 있다. 인물이 부재한 공간은 적막이 감돌고 고요하여 감상자로 하여금 위로와 공감을 얻게끔 한다.
후대에 이름이 내려오는 위인들은 한 번쯤 ‘사고하는 인간’에 대한 말을 남겼습니다. 마하트마 간디는 ‘인간은 오직 사고의 산물일 뿐이다.’라고 말했으며 데카르트는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는 논리를 펼쳤습니다. 생각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의문을 가져야 하고, 의문을 가진다면 반드시 질문해야 자신을 성찰할 수 있습니다. 나 자신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고 변화하는 삶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 살아가는 데에 있어서 가장 필수적이라는 의미입니다. 이하승 작가님은 학문과 종교, 인간, 예술로부터 비롯된 자아 성찰의 과정을 담아냅니다. 그 때문에 캔버스를 가득 채운 피안은 휴식을 전하고 우울과 고립을 느끼는 현대인들의 마음을 치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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