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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에 대해 이야기하는 이민선 작가의 작품은 직관적이다. 링거에서 약물이 방울방울 떨어지는 모습에서 영감을 받은 작가는, 치유의 사실보다는 치유가 된다는 믿음의 비중이 큰 할을 차지한다는 것을 깨닫고 이를 표현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물감의 번짐을 활용하는 작품은 많지만 작가의 작품은 물감의 떨어짐, 그리고 그 번짐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는 사실에서 차별된다. 우연적인 것처럼 보이는 번짐 효과와 색상의 혼합은 작가의 절제와 조절된 표현력에 의해 화면에서 어우러진다. 번짐과 멈춤의 정도는 자신의 의도에 의해 작품을 보는 관객이 치유받기를 바라는 작가가, 한편으로는 그 치유의 과정이 자연스러운 것으로 받아들이기를 바라는 심정을 담은 조절이라고 해석된다. 이러한 의도는 작가 본인에게도 해당되는 것이기도 하다. 작가는 작품을 하는 과정에서 자신을 작품의 수신자로 상정하고, 자신의 고민과 걱정을 주사기에 담은 물감으로 치환해 그것이 종이에 번지며 치유되었다는 사실을 스스로에게 보여주는 것이다. 작가가 이어나갈 앞으로의 작품 활동이 더욱 궁금해지는 지점이다.
이민선 작가의 작품은 주사기로 물감의 번짐 효과를 조절하며 표현해 물감 매체의 고유한 속성을 잘 활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전통 종이인 장지는 물감이 더욱 부드럽고 우아하게 퍼지도록 도와주는 바탕 재료입니다. 작가는 재료의 속성에 대한 깊은 이해로 이를 현명하게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작품은 특정 형태를 표현하려는 의도를 가지지 않습니다. 오직 번짐을 주는 행위와 효과, 그리고 그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상태를 보여줌으로써 작품을 보는 이들이 그와 동일한 감정선을 느낄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입니다. 물감이 방울방울 떨어지는 모습에서 차분한 정돈됨과 치유의 감정을 느낀다는 작가는, 관객들 또한 자신과 비슷한 치유의 시간을 갖길 희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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