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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어째서 사회 동물로 정의되는 걸까? 살아가는 동안 반드시 누군가와 관계를 맺는 것이 바로 인생이라면 고립된 삶은 존재 자체로 불행할지도 모른다. 작가는 쉽게 무너질 수 있는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연민을 통해 관계의 중요성을 깨달았고, 이를 무수히 반복된 선으로 가시화한다. 선의 시작과 끝을 구분할 수 없는 것처럼 가장 가까운 타인과 먼 타인의 구분은 의미가 없고 기준은 모호하다. 추상적 이미지를 화폭에 그려내며, 획과 획을 맞대 풀리지 않는 관계라는 이름의 또 다른 꼬임을 만들어낸다. 또한 천연 섬유인 광목은 본디 엷은 누런색을 띠기 때문에 채도 낮은 먹을 사용한 채색이 잔잔하고 부드러운 감상을 불러일으킨다.
엉켜 있는 선을 풀기 위해 어떻게 하느냐고 묻는다면 해결책은 선을 자르거나 풀거나, 두 갈래로 나눠집니다. 자르는 것은 매우 간단하지만 이후에 선을 다시 잇거나 사용할 수 없고, 푸는 것은 때로 아주 복잡하지만 또 다시 꼬이게 되더라도 체념하지 않고 풀어낼 수 있습니다. 작가님은 이 선의 꼬임에 타인의 관계를 빗대어 표현합니다. 가깝게는 본인에 대한 고찰부터, 멀게는 타인과 사람 사이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나타냅니다. 주체, 즉 자신을 ‘나’로부터 분리하고 타자로 바라보면 내재한 결핍을 인정하여 타인과 상호작용할 기회를 얻게 된다고 생각한 작가는 획 하나에 사회 구성원 하나를 담습니다. 우리들의 관계는 어떤 꼬임에 놓여있는지 생각해볼 기회를 마련해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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