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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코드를 차용해 큐브와 고리 등 오브제의 나열로 도시에서의 삶과 그 안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의 변화를 보여주는 박민규 작가의 작품은 이성적으로 세상을 조망한다. 나무 큐브 또는 철제 고리가 일정한 간격으로 열을 맞춰 어떠한 형태를 이루고 있는 모습은 마치 육지의 모습을 조감하는 듯한 시각 경험을 제공한다. 작가는 공존한다는 것이 실은 수많은 조건을 감추고 있으며, 끝없는 연결고리로 이루어져 있다고 본다. 이와 같은 작가의 견해는 작품에서 대중 사회의 획일적인 모습과 그 단면만이 수면 위에 드러나는 모습을 비유적으로 나타내고 있는 것이라 해석된다. 작가는 작품에서 현대의 시대상에 진정한 공존이 무엇인지 질문하며, 우리는 공존하며 살고 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박민규 작가의 작품은 나무로 만들어진 작은 큐브 조각과 철재 고리들을 돌려 끼워 나열해 놓은 것이 특징입니다. 마치 조각하듯 오브제를 하나씩 화면해 나열해 놓은 모습은 길고 지루한 노동의 흔적이기도 합니다. 작가는 현대인들, 특히 도시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이루는 공존이라는 것에 대해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며 작업을 이어갑니다. 수많은 욕망과 조건들로 이루어진 현대인들의 공존은 특히나 디지털 기호들로 그 관계망을 형성해 나가고 있습니다. 작품에 나열된 작은 단위의 오브제들은 디지털 코드를 차용한 작가의 조형 어법으로, 이들이 모여 하나의 지형을 형성한 모습을 보며 현 시대의 사회상을 한 발자국 뒤에서 조망해볼 수 있게끔 합니다. 작품을 통해 우리가 이루고 있는 관계들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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