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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지수 작가는 일상생활 속에서 특정 대상을 포착하여 그 사물에 감정을 이입한다. 작가는 자신이 바라보는 일상 속 모든 것들이 제각기 생명을 지니고 있는 것처럼 느꼈다고 한다. 이 물건들이 자신의 자리에서 다른 물건들과 함께 있지 않고 제자리에서 이탈한 모습일 때, 작가는 사물들이 자신에게 도와달라는 말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상상력을 펼쳐보았다. 엉뚱하고 재기발랄한 상상과 달리 작가에게 고립의 상태는 지독한 상실감을 안겨주었다. 작가는 자신의 이런 상상의 나래가 의학용어로 '분리불안'이라 불린다는 것을 알고, 이후 스스로의 불안함과 답답함이 해소되기 시작했다고 설명한다. 작품에서 포착된 일상 장면들에서는 작가가 대상을 응시하고 있는 시선이 느껴진다. 누군가에게는 스쳐 지나갔을 이 장면에서 작가는 자신에게 말을 걸어오는, 때로는 도움을 청하는 대상의 목소리를 들었던 것이다. 대상과의 관계를 작품에 담으면서 작가는 어쩌면 자신의 모습일지도 모를 이 대상들에게 관계를 맺음을 넘어 스스로를 이입시킴으로써 자신을 위로하고 있는 것일지 모른다.
평범한 일상에서 어떤 물건이 나에게 말을 걸어오는 것 같은 기분을 느껴본 적이 있으신가요? 석지수 작가는 자신이 바라보는 물건들이 나에게 말을 걸어오는 듯한 기분, 특히 그 말이 도움을 청하는 듯한 메시지같다는 독특한 상상력을 작품에 펼쳐보였습니다. 마치 애니메이션처럼 재기발랄한 이 상상들은 작가 스스로에게 자신이 왜 이런 생각을 갖는지 고민하게 만들었습니다. 마치 자신이 있어야 할 위치에서 떨어져 나와 어디로 가야할지 모르겠다는 듯한 이 물건들의 외침은 작가 스스로의 내면에서 울리는 외로움과 도움의 목소리를 대신 전달하는 것과 같은 기분을 안겨주었습니다. 작가는 이 모든 이상한 상상력이 작가 스스로의 내면 심리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이후 자신이 포착한 사물들의 목소리를 화폭에 담아내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석지수 작가의 작품을 보고 있자면, 그림 속 대상인 물건들이 나의 감정을 대변하고 있는 기분이 듭니다. 작가의 작품을 보며 스스로의 감정에 귀기울이는 시간을 가져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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