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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희 작가의 작품 시리즈들은 언뜻 보기에는 각기 다른 다양한 이야기를 하는 듯하지만, 사실 하나하나를 천천히 뜯어보다 보면 궁극적으로 한 가지 대주제로 귀결된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바로 생명과 죽음의 대비에서 더욱 생생하게 피어나는 생동성이다. 작품의 시작은 거창하거나 복잡한 개념보다는 삶을 살아가며 마주하는 다양한 일상에 가깝다. 길 가다 발에 밟힌 흙바닥이나 눈앞의 나무 한 그루와 같은 것들이다. 늘 똑같은 풍경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 자연은 매 순간순간 강렬하게 생명을 태워 생성과 소멸을 반복한다. 그 과정이 우리 눈에 단번에 들어오지 않을 뿐 자연은 어느 한순간 우리에게 인지되기 전에도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다. <축제>시리즈에서는 자연의 은근하고도 격정적인 변화 속을 걷는 것을 축제에 비유하고 있다. 캔버스를 채우고 있는 것은 은근하고도 장렬하게 생명을 뿜어내는 자연의 변화이다. 이영희 작가는 화단의 식물들, 덤불들, 발밑에서 조용히 소리를 내는 흙과 모래 등 길을 걸으며 마주한 자연을 때론 형태보다 그 생생함에 더 집중하여 표현하고 있다.
이영희 작가의 작품들은 크게 생명과 순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흔히 마주치는 식생들과 발 디디면 자박자박 조용한 소리를 내는 모래와 자갈 등 일상적인 풍경 하나하나에 작가는 주의를 기울이고, 소리 내지 않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격정적으로 변하며 생명력을 드러내는 모든 것들을 화면에 담아냅니다. 봄이 오고 새 잎이 돋고 꽃이 피는 것들은 모두 우리 눈에 들기 전에 열심히 가지를 내고 봉오리를 돋아낸 과정이 있었기 때문이지요. 인간의 눈으로 보아서는 큰 변화 없이 늘 같은 풍경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자연은 절대 멈추는 법이 없습니다. 매 순간순간이 치열한 생명의 투쟁이고, 또 매 순간순간 어딘가에서는 꽃이 지고 그다음, 또 다른 생명들을 위한 바탕이 되고 있습니다. 작가는 이렇게 소리 없이 생생한 생명의 순간들을 생명의 축제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혹, 늘 지나는 풍경이 변화 없고 지루하다고 느껴지신다면, 이영희 작가의 시선을 통해 생기 넘치는 그 현장을 다시 한번 살펴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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