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는 세상을 마주하기 때문에 인간은 일순간 다양한 감정들을 느끼게 된다. 남가영 작가는 인간관계 속에서 스쳐 지나가는 우울함, 외로움과 같은 무거운 감정들을 소재로 이를 시각적으로 풀어내는 작업을 선보인다. 작가가 이러한 부정적인 감정을 그렸다고 하여서 작품에서 우울감만이 묻어나는 것은 아니다. 결국 남가영 작가는 필연적으로 느낄 수밖에 없는 어두운 감정들이 있지만, 그럼에도 '나'는 사회에서 타인들과 어떻게 어우러져 살아가야 하는지를 묻는다. 이렇게 천천히, 진지하게 본인이 느끼는 감정 하나하나 면밀히 살피는 것 또한 타인과 함께 살아가는 준비이자 과정에 속하기 때문이다. 작가는 이를 특정 공가능로 그려내는데 검은색으로 짙게 칠해진 벽면은 캔버스 너머 끝없이 확장되며 타인과 맺는 관계의 본질과 관계를 통해 확장되는 비가시적인 관계의 공간에 대해 이야기한다.
때로는 조용해 보이는 차분한 작품들이 더 크고 강렬한 메시지를 던지곤 합니다. 남가영 작가는 '나'와 얽힌 타인들과의 관계를 탐구하며 그것에서 필연적으로 느낄 수밖에 없는 감정에 관해 이야기합니다. 흔히 말하는 외로움, 우울감은 부정적인 감정처럼 보이지만 어쩌면 타인과 소통하는 데 꼭 필요할지도 모릅니다. '나'는 결국 타인을 온전히 이해할 수는 없습니다. 남가영 작가는 자신이 타인과 소통하는 데 느꼈던 '나'의 감정과 함께 자신의 내면세계에 집중하고, 이를 공간으로 화면에 표현합니다. 남가영 작가의 화면에서 검은색 면은 끝없이 확장합니다. 타인과의 관계는 비가시적이지만, 끝없이 확장하는 공간처럼 그것의 무한한 성질을 표현한 듯합니다. 작품 속 창은 타인을 바라볼 수는 있지만 온전히 이해할 수 없다는 의미를 지닙니다. 남가영 작가의 작품을 감상하며 자신과 타인의 관계를 한번 되돌아보는 감상의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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