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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길예 작가는 열대어 구피와 식물을 소재로 한다. 구피는 그 색과 형태가 화려하고 아름다운 데다 키우기 쉽고 번식력이 좋아 관상용 어종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작가는 심리적으로 어렵던 시절 직접 구피와 식물들을 키우며 치유를 얻었던 데에서 출발하여 지금까지 작품을 통해 자연의 생명력과 그 치유력을 전달하는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오길예 작가의 작품에서 종종 눈에 띄는 한 가지는 바로 면 분할이다. 작품 안에 배치된 청록의 사각형 또는 원형은 흰 배경과 강한 대비를 이루며 시각적으로 공간을 분할하는 독특한 구성요소이다. 작가가 그려내는 식물이나 구피는 이 사각형 틀을 벗어난 자유로운 구성과 움직임을 보이는데, 이는 사회적, 통념적 틀을 벗어나 자유를 갈망하는 작가의 모습이 상징적으로 반영된 결과라 말할 수 있다. 작품에 대해 작가는 플랜트 테라피라는 단어를 사용하는데, 이는 작가가 작품을 통해 스스로 경험한 치유의 경험을 감상하는 이에게 전하고자 하는 의도가 직접적으로 드러나는 부분이다. 대가를 바라지 않고 필요 이상을 취하지 않는 자연의 순수한 생명력이 바로 인간이 동식물을 통해 치유적 경험을 하게 되는 근본적인 원인이 아닐까 한다. 오길예 작가는 경험을 통해 찾아낸 이 생명력을 자신만의 내러티브를 통해 작품에 담아내고 있다.
푸릇한 식물들과 그 주변을 자유로이 유영하는듯하는 열대어 구피가 보입니다. 식물의 싱그러운 초록과 알록달록 구피의 다채로운 색감들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마치 마치 예쁘게 꾸며진 어항 속을 바라보는 것 같은 느낌을 자아내기도 합니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구피는 물속을 헤엄치고 있는 것이 아니라 화면 속 여백을 자유로이 누비고 있는데요, 이는 작품 속 구피가 물고기가 아닌, 자유와 치유의 상징물로서 등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예술 작품에서 여백이 가지는 매력은, 작품을 감상하는 이가 이 여백을 채워 넣을 수 있다는 데에 있습니다. 감상자에게 생각할 여지를 주고, 해석의 다양성을 열어주는 만큼 관점에 따라 여백에 다양한 감정과 개념을 대입해 작품을 완성해 볼 수 있지요. 작품 속을 여유롭고 담담하게 유영하는 구피를 보고 있자면 복잡한 마음에 안정이 찾아오는 것 같지 않나요? 오길예 작가의 작품들을 통해 위로와 치유를 얻으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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