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혜경 작가는 시간의 개념에서 시작하여 더 깊은 사유를 통해 얻은 통찰들을 작품 속에 그려낸다. 자신의 현재적 시간을 기록한 문구를 타이핑하고 그 문자를 다시 판화기법으로 인쇄한 문자 작업들 또 그 문자 회화를 오리거나 찢어내 다시 캔버스에 콜라주한 작업과 실타래와 같이 둥글려 엮는 작업을 통해 시간을 유추하여 발견된 이미지들을 기록한다. 그의 작업들은 일반적인 사건과 행위를 적시하는 것이 아닌 반복적으로 나타나는데 이는 보는 이에게 '어떤 계기인가'와 '어떤 시간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띠를 통해 표현되는, 줄을 그어낸 다음 일정한 붓으로 옅은 색톤의 줄을 일정한 간격으로 다시 그어 낸 작업과 반투명 아크릴 박스 안에 보일 듯 말 듯 한 아른거리는 실타래 입체작업은 무심하고도 초연한 분위기를 자아내어 기묘한 충동과 긴장감을 준다.
작가는 글을 직접 작성하고 작품 속에서 반복적으로 찍어내는 행위를 통해 외로움과 답답함을 풀어내고 과거부터 시작하여 현재, 미래까지의 자신의 소망을 담아낸다고 합니다. 그는 띠를 사용하여 시간의 기록을 층위로서 주체의 기억과 시간의 연속 사이의 상호작용을 그려냅니다. 또한, 줄을 긋는 행위와 시간의 언어를 유희하는 그의 작업들은 자신만의 정신적인 띠로 변주되어 다양하게 표현됩니다. 무수히 그어낸 시간이 담겨있는 그의 작품을 여러분의 공간에서 감상해 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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