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만 먹고 가지요
61x73cm (20호),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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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경 작가의 작품에서는 누구의 발길도 닿지 않은 비밀스러운 공간인 "동물의 숲"에 온 듯 환상적인 풍경이 펼쳐진다. 의도하지 않았으나 걷다 보니 어느새 낯선 공간에 들어오게 된 침입자가 되어 적정 거리를 유지하면서 조심스럽게 대상의 존재를 인식한다. 그림 속 유화, 아크릴, 오일파스텔 등 다양한 재료로 그린 숲의 겹친 줄기들과 잎들이 눈에 띈다. 이는 작가 자신을 타인에게서 숨겨주고 보호해주는 정신적 지지물의 역할을 한다. 누군가와 함께이지만 외로움이라는 고질병을 앓고 있는 현대인들의 공감대를 표현했다. 화면 안 다채로운 색감으로 꾸민 자연은 우리의 눈을 즐겁게 하고 이내 편안한 휴식 공간이 되어 우리에게 쉼을 준다.
추천 이유
살아가면서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있지만 왠지 모르게 채워지지 않는 공허함을 경험하신 적이 있으신가요? 현대인이라면 모두 공감하실 거에요. 김현경 작가도 종종 텅 빈 듯한 낯선 외로움을 느꼈다고 합니다. 이런 감정에서 벗어나기 위한 도피처로써 작가는 신비스럽고 행복한 "동물의 숲"을 창조했습니다. 이곳은 순수함이 지배하는 세계로, 무해한 동물과 다채로운 자연의 모습이 현대인의 단단해진 외로움을 따뜻하게 녹여줍니다. 어린 시절 읽었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몸이 작아진 앨리스가 숲을 모험하며 짜릿한 해방감을 느꼈던 것처럼, 여러분도 이 작품을 감상하며 그 전율을 느껴보시기를 추천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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