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하늘 작가의 그림에는 작가가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을 보여주는 한 명의 어린아이가 등장한다. 그 아이는 휑한 공간에 우두커니 서 있다. 어딘가를 멍하니 응시하기도 하고, 몸에 나 있는 상처를 무심한 눈빛으로 어루만지기도 한다. 작가는 어떤 대상으로 향하는 마음과, 그 마음으로부터 생겨나는 관계는 어느 순간 사라져버리는 허상과도 같다고 표현한다. 그러한 공백 안에서 마음의 상처를 갖고 살아가야 하는 것이 우리의 삶이라는 것이다. 더 나아가, 작가는 우리가 상처 입음에도 타인과 관계 맺기를 멈추지 않는다는 점에 주목한다. 결과를 알면서도 행하는 마음은 서투르고, 미숙하며, 어리다. 캔버스 속 상처입고, 유약해 보이는 아이의 이미지는 그러한 마음이 구체화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기에 살아가면서 관계 맺기를 멈추지 않습니다. 결국엔 홀로될 것을 알면서도 사람에게 상처받고, 사람에게 위로받기를 반복합니다. 결국엔 없어져 버리고 허상으로 남게 되는, 영원하지 않은 관계를 만들면서 살아가는 건 우리 모두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박하늘 작가의 그림 속 어린아이는 그러한 삶의 모습을 담고 있습니다. 상처입을 것을 알면서도 또다시 사람을 찾아 나서는 것은 마치 세상 물정 모르는 어린아이의 같다고 할 수 있을 겁니다. 그렇기에 박하늘 작가의 그림은 우리를 사람과 부대끼며 살아가게 하는 어린아이 같은 마음, 그 마음을 되돌아보게끔 합니다. 그림 속 어린아이의 모습에 스스로를 투영하며 과거의 인연들, 앞으로 만나게 될 인연들, 그리고 그 안에서 경험한 행복과 상처를 반추하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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