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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효 작가는 어린시절을 보낸 달동네의 풍경을 미로의 독특한 조형과 함께 캔버스에 담아낸다. 부산 감천동에서 자란 작가는 집에서 바닷가에 있는 학교까지 매일같이 미로로 된 통학길을 다녔고, 이런 고향의 모습들을 그림으로 표현하고자 했다. 앙티미즘의 표현으로 따뜻하고 소박하며 정감 있는 생활 속 감정과 작지만 소중한 기억들을 작품에 그려내는 것이다. 작가는 미로와 인생이 비슷하다고 말한다. 인생이 수많은 선택의 연속인 것처럼, 미로도 새로운 갈래길이 나올 때마다 선택을 요구한다. 다만 인생의 선택에는 정답이 따로 없지만, 미로는 헤매다 보면 잘못된 길은 확실히 알 수 있고 끝내 출구에 다다를 수 있어서 명확하다. 작가는 이런 점에서 미로에 매력을 느꼈고, 이를 자신만의 스타일로 그림에 접목시켜 섬세하게 그려낸다. 멀리서 보면 소박한 풍경이고, 가까이 다가가면 구불구불하고 독특한 선으로 이루어진 거대하고 섬세한 미로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어린 시절에 새로운 골목골목을 찾아다니며 탐험하던 기억을 떠올려보세요. 집 밖으로 나와 세상을 처음 경험하는 우리에게 모든 길은 세상으로 통하는 미로였습니다. 박민효 작가는 이처럼 누구나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어린시절의 소소하지만 잊히지 않는 기억들을 미로의 형태로 그려냅니다. 작가는 넓은 종이 위에 얇은 펜으로 세심하게 미로의 길을 만들어 나가고, 그러한 미로들은 모여서 하나의 풍경을 만들어 냅니다. 덕분에 감상자는 하나의 그림에서 두 가지 매력을 느낄 수 있습니다. 한 발자국 떨어지면 감천동의 잔잔한 풍경을 감상할 수 있고, 가까이 다가가면 복잡하지만 섬세한 매력이 있는 미로를 탐험할 수도 있습니다. 작가의 모든 그림은 실제 미로와 같이 여러 갈래의 길이 있지만 끝 점은 한 가지 길로만 도달하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머리가 복잡할 때는 눈으로 길을 좇으며 미로의 매력에 빠져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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