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형 작가는 지극히 사적인 주제로부터 작품을 시작한다. 어제 찍은 사진 한 장, 1년 전 적어둔 일기 한 줄, 구석에서 발견된 낙서 하나. 그는 일상에서 파생된 다양한 기억의 조각들을 회화라는 도구를 이용하여 작가만의 형태로 빚어낸다. 슬픔과 행복을 모두 담은 중립적인 색상, 푸른색에서 편안함을 찾은 작가는 백상감과 백토의 부드럽고 거칠 질감을 화폭에 표현하며 뚜렷하지 못하고 희미하게 남아버린 기억의 부스러기를 담아낸다. 사소한 기억과 감정으로부터 작업의 소재를 찾고 작품으로 기록하는 과정을 통해, 작가는 희미해져 가는 일상의 순간을 언제든 돌아볼 수 있는 편안하고 안정된 기록으로 남기고자 한다.
우리는 이따금 사진, 일기, 그림 등 다양한 수단을 이용하여 그날의 기억과 감정을 기록합니다. 한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같은 것을 보더라도 어떤 것을 기록에 담아내는가는 개인의 선택이기에, 그 선택 안에는 각자의 고유함이 잘 살아있다는 점입니다. '삶을 이루는 모든 존재들을 기록할 수 있다면', 작가는 기억의 부스러기를 푸른 빛으로 희미하게 화폭에 담아내며, 그날의 기억이 작품을 마주한 누군가에게 가닿길 바라는 마음에서 오늘도 기록을 멈추지 않습니다. 블루와 화이트가 주는 편안함과 신비로움이 공존하는 이 작품으로 공간에 품격을 더해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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