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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화 작가는 인간의 삶을 달에 빗대어 표현한다. 달의 변화를 통해 인간이 삶을 살아가는 동안 겪는 갈등과 기쁨을 집약적으로 나타내는 것이다. 그는 한지를 이용하여 달을 그려내면서, 물에 의해 단단히 접착시키기도 또 뜯어내기도 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작품을 창조한다. 한지와 물이 물질적으로 상호작용함으로써 만들어내는 친밀하고 특별한 관계는 달의 가변적 성질을 더욱 부각시킨다. 작업은 기다림의 연속이므로, 시간 속에서 달과 인간은 동등해진다. 무한히 재생되는 달의 움직임, 그 질서와 균형은 시간이라는 거대한 틀 안에서 반복되는 인간의 생애 주기와도 유사하다. 작품 사이사이에 흩어지는 다양한 형태들은 탄생과 죽음의 과정 속에서 인간이 겪는 희노애락을 상징한다. 그의 작품을 감상하면서, 반복되는 자연의 흐름 속에서 그러한 흐름과 자기 자신을 일치시키고자 하는 무의식적 바람을 느껴 볼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예술 작품을 감상하면서 그것이 품은 우울, 고통, 슬픔, 기쁨, 아름다움 등을 만끽하곤 합니다. 김석화 작가의 작품은 우리 안에 있는 이 모든 감정들을 이끌어냅니다. 캔버스 화폭에 무수히 들어선 달 형상을 보며 나도 모르게 아름다움을 느끼지는 않았나요? 그렇다면, 그 안에 있는 건 단지 아름다움뿐이었을까요? 그는 달이 어쩌면 자신의 얼굴일지도 모른다고 이야기합니다. 막막하고 풀리지 않을 듯한 내면적 고뇌조차도 달이라는 거울에 비추어 들여다 보았다는 것인데요. 고요하게 빛나는 달이 다양한 형태로 변화함을 느끼며, 자신의 얼굴이 감정을 드러내는 방식 또한 다양해짐을 실감하게 됩니다. 내면은 복잡할지언정, 고뇌와 사투하고 인내하며 이겨내는 우리의 얼굴이 어쩌면 이 달처럼 아름답게 비춰질 수도 있을 것입니다. 김석화 작가의 작품을 바라보며, 우리가 삶을 이겨내는 과정 또한 찬란하다는 것을 느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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