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윤 작가는 캔버스 위에 다양한 색채를 반복적으로 나열하여 음악적 리듬감을 시각적으로 연주해낸다. 보이지 않는 ‘소리’가 주는 감흥을 그림이라는 악기를 사용하여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그림 위의 소리는 주로 줄무늬(stripe) 형태로 표현이 되며, 각각의 색상으로부터 독특한 리듬감을 만들어낸다. 규칙적으로 배치되어 있는 줄무늬들은 음악의 소리가 점점 작아지듯이 끝으로 갈수록 점점 가늘어지고, 마지막은 하얀색 공간으로 마무리된다. 교향곡의 악장과 악장 사이에 휴식이 있듯이, 이 공간은 소리가 끝나고 다시 새 소리를 만들어내는 휴식의 공간이다. 그런 점에서 하얀 빛은 내면의 치유, 회복의 장소이자 창조의 공간이기도 하다. 작가는 이처럼 보이는 세계에 들리는 세계를 끌어들임으로써 현실성에 잠재성을 더하고 있다. 시각이 지배하는 공간에 소리를 끌어내어 감각의 확장을 시도하고, 관객들에게 감흥을 불러일으키고자 하는 것이다.
소리가 없는 음악을 들어본 적이 있나요? 김상윤 작가는 고요 속에서도 리듬을 느낄 수 있도록 캔버스 위에 음악을 그려냅니다. 화면을 따라 촘촘하게 채워진 줄무늬는 마치 악보의 음표처럼 한데 모여서 각각 다른 리듬을 가진 음악을 만들어 냅니다. 어떤 음악은 줄무늬의 색상과 굵기를 변화시켜 특별한 감정을 표현하기도 하고, 줄무늬의 끝을 뾰족하게 갈아서 사람들 사이의 마찰음과 같은 사회 현상을 담아내기도 합니다. 이러한 음악들은 그림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감흥을 자아내고, 감상자의 마음에 위로와 감정을 전달해줍니다. 김상윤 작가는 이처럼 작품이 감상자들에게 어떠한 여운으로 남아, 마음을 회복시키고 영감을 주길 바라고 있습니다. 마음의 눈을 열고 작품에서 들려오는 음악을 감상해보세요. 그림 속에 스며들어 있는 특별한 리듬이 위로를 건네고, 새로운 무언가를 시작할 수 있는 에너지를 불어넣어 줄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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