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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칭 : 나를 만나는 가장 짧은 순간 "

요기가갤러리   I   서울
한 사람을 만나 처음 그릴 때는, 내가 그리고 싶은 걸 그린다.
계속 그리다 보면 그 사람을 그리게 된다.
현재 인물화작업은 모델과 함께 하고 있다. 모델이 그리는 나(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날 때까지 기다린다. 모델이 타인의 시선과 사회적 역할에서 벗어나 온전히 자신의 모습일 때를 포착하고자 한다. 모델이 온전히 자신의 모습일 때, 나는 모델과 말없이 소통하고 있음을 느낀다.
그림을 그릴 때는 ‘무엇을 그릴 것인가.’ 는 알지만, ‘어떻게 그릴 것인가?’ 는 모르고 시작한다. 그것은 마치 도착지는 알지만, 그 곳에서 무엇을 할지는 모르고 떠나는 여행과도 같다. 만약 모든 것들이 정해져 있는 여행이라면, 나는 흥미를 잃어버릴 것이다. 그림 또한 그 결과를 알고 간다면, 그리는 순간, 이미 나는 흥미를 잃어 버린다. 세상이 목적투성인데, 그림마저 그러하다면, 내게는 숨 쉴 구멍마저 사라지는 것이다. 나는 무언가를 보여주기 위해 그리기보다 그리는 과정에서 생기는 그 불확실함이 말해주는 무한한 가능성을 그린다. 모델의 가장 사적인 순간이 눈에 들어올 때, 어떻게 그릴지 정하지 않고 바로 시작한다. 무제한적, 끝없는 불확실성 속에 생겨나는 예상하지 못한 인물들의 모습을 하나씩 발견해나가는 것은 설레는 여행과도 같이 좋다.
인간 자체는 내가 무엇을 정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닌 변화무쌍한 생명체이기에 무제한적이다. 물질의 성질은 우리가 만들고자 하는 이미지보다 강하다. 한 인간과 인간이 만날 때 생기는 파장,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는 당황스런 상황일수록 자신의 모습을 피할 수 없게 된다. 나는 이 모든 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인다. 이 모든 변화들을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내 머릿속 생각들을 깨끗이 버려야 한다. 나는 대상과 캔버스 사이에서 언제나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몰입한다. 이렇게 그려진 그림들은 한 인간과 인간이 만나는 순간의 현재 성, 생명력을 담겨 된다.
그려진 듯한 그림보다 그림 자체가 생명력을 갖길 바란다.

전시 정보

작가 임시호
장소 요기가갤러리
기간 2017-04-01 ~ 2017-04-10
시간 13:00 ~ 20:00
휴관 - 없음
관람료 무료
주최 요기가갤러리
문의 010-8985-5510
(전시 정보 문의는 해당 연락처로 전화해주세요.)

위치 정보

요기가갤러리  I  010-8985-5510
서울특별시 마포구 연남로13길 9 (연남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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