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불교는 삼국시대에 유입된 이래 고려, 조선시대를 지나 현재에 이르기까지 한국 정신사의 가장 큰 축으로 자리잡아온 대표적인 종교이자 사상이다. 어느 때는 유교, 도교와 함께, 또 어느 때는 기독교 혹은 무속신앙과 함께 조화를 이루며 한국인의 종교 및 사상체계 정립에 많은 영향을 끼쳐왔다. 불교는 국가의 기틀로서 숭상받아 온 적도 있고, 때로는 억압받기도 했지만 언제나 한국 역사의 한 켠에서 묵묵히 자리를 지키며 은은하게 세상을 비추고 있었다.

그러나 현대에 이르러 다양한 문화와 가치의 급격한 유입 속에서 불교의 고고한 정신 및 가치는 특히 젊은 세대에게 어렵게만 느껴지는 종교로 인식되기도 한다. 더욱이 많은 사람들의 염원과 이상, 그리고 삶이 담겨있는 불교미술은 종교미술 특유의 알레고리(Allegory)로 인해 보편적으로 이해할 수 있기 보다는 불교를 깊이 이해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비로소 즐길 수 있는 예술이라는 인식이 강해졌다.

호림박물관은 한국미의 근간으로 작용했던 불교미술을 보다 가깝게 여길 수 있도록 이번 특별전을 마련하였다. 이번 특별전은 불교 속 저승과 이승, 그리고 한국의 토속신앙을 만화로 재미있게 표현하여 대중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주호민 작가의 웹툰 <신과 함께>와 연계하여 마련한 전시이다. 그중에서도 한국 불교회화의 중요한 장르이자 사후세계에 대한 염원이 담긴 <시왕도(十王圖)>를 이해하고 즐기기 쉽도록 웹툰으로 설명하는 전시기법을 활용하였다.

조선후기에 제작된 호림박물관 소장 <시왕도>(1764년)와 웹툰 <신과 함께>의 콜라보레이션 전시를 통해 불교회화를 더욱 쉽고 재밌게 감상하고 당시 사람들의 삶과 죽음에 대한 생각을 읽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