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재하는 상황으로서의 건축적 심리공간

건축적 공간을 통해 다층적 형태와 상황, 심리를 표현하고자 한다. 작품에 등장하는 건축적 구조들은 본래 존재하였던 구체적인 장소를 떠나 새로운 공간 속에서 재구성되면서 또 다른 의미를 생산하고자 한다. 이는 ‘심리적 공간’을 구현하는 것으로, 다양한 상황들이 혼재되어 있다. 현실과 비현실, 이성과 감성, 계획과 우연, 질서와 위반 등의 상반되고 모순된 개념들이 작용하고 있는 지점이다. 이는 현실의 공간과 상황들의 경험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다양한 공간들이 혼재된 새로운 공간의 형태로 형상화된다.
공간을 형상화하는데 있어 2차원과 3차원의 공간의 모습을 한 화면에 혼재시킨다. 3차원의 공간이 2차원 평면에 옮겨지고 다시 이러한 2차원의 평면 패널들은 각기 다른 높이를 가진 부조의 형태로써 3차원 입체-공간으로 연결되며 순환하는 지점들을 드러낸다. 보는 각도에 따라 달라지는 형태로, 정면에서도 연결되고 측면에서 봤을 때도 연결되는 지점이 존재하는 새로운 사이 공간들의 구조를 발견할 수 있다. 또한 재조합되는 구성방식을 통해 다시점이 혼재하고 있으며, 실재할 수 없는 공간-상황의 모습으로 드러난다. 서로 다른 공간들이 한데 모이는데 있어서 우연적인 장면들이 결합하는 것 같지만 비슷한 형태나 구조의 공간들을 취합하는 방식과 같이 계획적이고 의도적인 결합을 통해 구현하고 있다.
현실의 다양한 건축적 공간을 하나의 형태, 정보로만 인식하는 단계에서 더 나아가 기억과 경험이 반추되는, 개개인의 다양한 시지각적 사고를 이끌어내는 매개체로 바라보고 이러한 경험을 가능하게 하고자 한다. 인간의 심리를 표현하는 다양한 방식 중에서도 구체적 형상을 통한 심리적 사고과정을 이끌어내고자 하며, 이러한 과정을 통해 표현된 작품 속 공간은 한 가지로 정의될 수 없는 또 다른 다양한 상황-세계로 확장되고 해석될 수 있는 건축적 심리공간의 모습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