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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E

예술공간 봄   I   경기
인간은 얼굴로 대변된다. 우리는 누군가를 얼굴로 기억한다. 얼굴은 생각이 머무는 곳이고 한 개인이 인간으로서 자존하는 최적의 장소가 얼굴이다. 얼굴은 자신의 내면과 외면 모두를 보여주는 경계다. 얼굴은 사회 속에서 조율되어지고 관리되어지는 기호이다. 한 개인의 무의식적인 욕망, 도저히 알 수 없는 무의적적인 사연들, 상처와 아픔 등의 많은 트라우마(trauma)와도 연관된다.

수많은 트라우마를 지닌 얼굴, 인간이기에 숙명적으로 가진 자의식으로 끈적거리는 얼굴들이다. 인간은 단 하나의 얼굴을 목 위에 가지고 있지만 그 얼굴은 다양한 표정을 가지고 있으며 여러 상황에 얼굴은 여러 모습으로 돌변한다. 정체성이라 믿고 있는 자신의 이미지는 내가 남과 교환하고 남에게서 인정받는 어떤 것을 말한다. 정체성은 그 같은 이미지에 절대적으로 의존되어 지는 것이다.

부드러운 조각(soft sculpture)-바느질-은 본질적으로 작가와 재료간에 육감적이고 관능적인 관계를 형성하며, 남성 여성들의 많은 작가들이 이런 본질적인 상관관계를 통하여 성(gender)과 관계있는 이슈나 에로틱한 주제들을 다뤄왔다.

1960년대와 1970년대 미국을 중심으로 일어난 페미니스트 운동은 부드러운 조각이라는 장르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본인은 바느질이 너무나 여성적인 일이라고 여겨서인지 어릴 적부터 나의 오감에서는 바느질을 거부했고 하지를 못했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스스로 추구하는 목적을 위해 한없이 반복되는 바느질을 시작하였으며, 많은 시간과 인내가 필요한 바느질 작업을 통해 탄생한 비단꽃들이 나의 머리를 아름답게 장식한다. 이는 메두사의 뱀으로 보이기도 하고, 화관으로 보이기도 하며, 옛 여인들의 가체처럼 품위와 순응을 동시에 나타내기도 한다. 수많은 뱀들이 오방색의 꽃이 되고 그 꽃들의 반복이 커다란 가체의 형상을 만들고 근접할 수 없는 자태를 갖게 한다. 가체는 얹은머리형태로 양반층만이 아니라 일반 서민층 부녀자에게도 크게 유행했으며 좋은 다래(가발)로 땋은 머리를 틀어서 얹은 가체를 행사나 명절에 한번씩 사용하는 것을 큰 자랑으로 여겼으며, 여성의 경우 커다란 가체를 이용한 높고 큰 머리모양새가 부를 상징했다.

비트겐슈타인은 ‘말할 수 없는 것에 침묵하라’고 했다. 하지만 여성의 역사는 타자화된 여성들이 말할 수 없기에 침묵하는 것이 아니라 침묵했기에 말할 수 없게 되었음을 보여준다.

남성 중심의 상징계는 그 질서 내부에서는 결코 해결할 수 없는 문제 즉, 여성의 욕망, 발화, 성차를 지우고 침묵시켜 왔으며, 살아있는 고통에 허구적인 중립적 진리 담론을 들이댔다. 페미니즘의 역사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에 직면하여서 죽음의 침묵을 깨는 첫 번 째 소통의 몸짓이 ‘나는 그와 다르다’고 문제를 제기하는 용기 있는 목소리임을 보여준다. 그리고 진정한 저항과 삶의 변형을 도모하는 연대는 살아있는 말 없는 타자에게 한마디 말을 듣기 위해서, 그에게 용기를 불어넣는 따뜻한 침묵으로 포옹하는 ‘머무르며 함께 살아감’에서 출발한다는 것을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그래서 뤼스 이리가라이는 말한다. “울지 말아라. 어느 날, 우리는 결국 우리자신을 말할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말하는 것은 우리의 눈물방울들보다 훨씬 더 아름다울 것이다.” ----- 작가노트 중

전시 정보

작가 유성이
장소 예술공간 봄 2전시실
기간 2017-08-11 ~ 2017-08-24
시간 11:00 ~ 19:00
월요일 휴관
관람료 무료
주최 대안공간 눈
출처 사이트 바로가기
문의 031-244-4519
(전시 정보 문의는 해당 연락처로 전화해주세요.)

위치 정보

예술공간 봄  I  031-244-4519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화서문로 76-1 (북수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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