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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참견錄 부산을 사수하라 : 강용석

고은사진미술관   I   부산
고은사진미술관 연례 기획 <부산 참견錄> 2016의 작가는 한국전쟁 이후에 파생된 한국사회의 문제에 천착 해온 사진가 강용석이다. <부산 참견錄>은 매년 한국의 중견사진가들 중 한 명을 선정하여 부산의 역사성 과 지역성을 자신만의 독창적인 시각으로 기록하도록 지원하고, 그 결과물을 전시로 선보이는 10년 장기 프로젝트이다. 2013년 강홍구와 2014년 최광호 그리고 2015년 이갑철에 이어 네 번째로 선정된 강용석 은 한국전쟁이 발발한 지 65년이 지난 2015년의 부산에서 그 흔적을 포착한다.

한국전쟁 참전 장교의 경험을 기록한 책 이름에서 《부산을 사수하라》라는 전시제목을 빌려온 작가는 시간을 거슬러 한국전쟁 이후 부산을 포함한 낙동강 이남의 사람들은 물론 그들의 삶 주변에 여전히 잔존하는 전쟁 의 긴장과 안도의 감정 그 혼돈의 흔적들을 추적한다. 시간의 흐름과 함께 퇴색되거나 왜곡되어 가는 한국 전쟁의 경험과 기억을 현재의 시점에서 돌아보고 있는 그의 작업은 긴장과 이완, 불안과 안도, 숨겨진 공 포와 무감각이라는 이중적 감정을 세로형 포맷과 사선의 구도 그리고 특유의 차분한 흑백 중간톤의 형식으로 드러낸다. 이 작업은 <동두천 기념사진>(1984)과 <매향리 풍경>(1999), 그리고 <한국전쟁기념비 >(2006-2009)에 이은 강용석의 한국전쟁 프로젝트의 또 다른 버전이기도 하며, 그가 일관되게 보여주었 던 한국전쟁 이후에 생겨난 사회문제와 의식의 변화에 대한 관심의 연장선상에 있다.

이번 전시는 부산이라는 장소 곳곳에 한국전쟁과 분단이라는 상황이 만들어내고 있는 다양한 풍경을 포착하 고 있는 강용석의 시선을 따라간다. 민족의 상흔이 바꾸어 놓은 부산 사람들의 삶, 특정한 장소에서 불쑥 불쑥 튀어나오는 전쟁의 기억, 그러한 기억의 집단적인 소비와 강박적인 기념, 그리고 그것들과 평범한 일 상이 충돌하면서 만들어내는 이야기들은 강용석이 부산이라는 도시를 어떻게 작업 속에 투영하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전쟁이 끝난 것이 아니라 여전히 진행 중이라는 사실을 감정에 호소하지 않고 냉정한 시 선으로 포착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그의 사진은 얼핏 보면 단조롭고 평이하지만, 가까이 다가가 보면 매우 흥미로운 구성을 취하고 있다. 여러 요소들이 나름의 질서를 가지고 조화로운 구조를 만들고 있기 때 문이다. 그는 프레임 속 대상들의 관계를 절묘하게 이용하면서 그 속에서 미묘하게 충돌하는 의미들을 드러 내는 방식을 취한다.

모두가 지워버리고 싶어하는 우리의 역사를 기념사진의 형태로 담아낸 <동두천 기념사진>과 끝나지 않은 전 쟁의 공기감을 절묘하게 포착한 <매향리 풍경> 그리고 기념의 의미를 다시금 반추하는 <한국전쟁기념비>에 서 알 수 있듯이, 그는 바뀌는 소재와 주제에 따라 기법과 형식에도 변화를 주었다. <부산을 사수하라>는 부산의 특정한 장소와 사람들을 면밀히 관찰하여 아직 끝나지 않은, 시간이 흐르면서 굴절되고 변형된 흔적 들을 스냅사진으로 기록한다. 산복도로와 중앙동 그리고 부산역 등 원도심의 공간에서 얼굴을 가리거나 고개 를 숙이고, 등지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위태로운 긴장감이 감돈다. 이제는 흔한 풍경이 되어버린 노숙 자의 모습, 기념탑과 동상, 기념공원 안에서 보이는 다양한 제스처, 전쟁이 하나의 소비문화로 자리잡은 순간들, 그리고 사람들의 표정과 그림자 속에서 암시적으로 드러나는 불안과 긴장 이 모든 것들이 한국전쟁 과 관계된 하나의 주제로 수렴된다. 그가 순간적인 움직임과 현상의 변화를 재빠르게 포착할 수 있는 35mm 카메라를 선택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는 어떻게 하면 대상을 가장 효과적으로 드러낼지, 그 것에 포함된 의미와 내용을 어떠한 방식으로 시각화할지를 명료하게 인식하고 있다. 옆에 있는 간판 속의 인물 혹은 동상과 비슷하게 포즈를 취한 사람들, 기둥과 나무 등으로 분할되는 공간, 벽화나 현수막 앞에 서 자리잡은 인물 등 프레임 속의 대상들은 서로 관계를 맺으며 다양한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이로써, 면 밀히 들여다보면서 그 속의 이야기를 읽어내고 상상하며 의미를 확장하는 것은 온전히 관객의 몫으로 남겨진 다.

한국전쟁이, 그리고 부산이라는 장소가 어떻게 보편성을 획득하고 일반적인 공감을 얻어낼 수 있을까? 다양 한 내용을 하나로 묶는 힘은 작업의 형식에서 나온다. 강용석의 사진은 강렬함으로 눈길을 끌기보다는 그 안에 표현된 톤과 구성의 절묘한 조화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감정을 최대한 배제하고 보편성을 획득하기 위 해 그가 줄곧 선택해오고 있는 회색의 중간톤은 그의 말처럼 일종의 사진적 “문법”으로 작동한다. 여기에 선택된 또 하나의 형식인 세로형 포맷은 그 덤덤함 속에 숨어 있는 불안과 공포 그리고 긴장감을 끄집어내 며 시선을 집중시킨다. 여기에 사소한 대상들을 유사한 형태나 반복되는 상황으로 묶어내면서 완벽한 구성이 비로소 만들어진다. 무미건조하면서 흥미롭기도 하고, 짠하면서 우스꽝스럽기도 하고, 왠지 모르게 불안하면 서도 무덤덤한, 이렇게 복잡한 감정들의 미묘한 뉘앙스는 관객들을 유혹하는 동시에 질문하고 지각하게 만든다. 전쟁의 흔적과 기억 그리고 그 뒤에 남은 감정을 되새기는 작업은 이렇게나 어려운 일이다. 삶은 계속 되고 전쟁은 여전히 진행 중이며, 강용석의 작업 역시 그러할 것이다.

부산은 한국의 격동기를 온몸으로 겪어낸 도시이다. 그리고 가장 먼저 사진을 받아들인 곳이자 세계로 열려 있는 관문으로서 다양한 문화가 어우러진 다채롭고 활기찬 도시이다. 고은사진미술관의 연례 기획 <부산 참견錄>을 통해 한국 중견사진가들이 찾아낸 다양한 부산의 모습은 단순한 기록을 넘어 한국 사진계의 성과로 남을 것이며, 또한 부산 지역의 역사적 문화적 스펙트럼을 확장하는 데 기여하게 될 것이다.
고은사진미술관

전시 정보

작가 강용석
장소 고은사진미술관
기간 2016-02-27 ~ 2016-05-04
시간 10:00 ~ 18:00
휴관 - 월요일, 1월1일, 설날, 추석
관람료 무료
출처 사이트 바로가기
문의 051-746-0055
(전시 정보 문의는 해당 연락처로 전화해주세요.)

위치 정보

고은사진미술관  I  051-746-0055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해운대로452번길 16 (우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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