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주 개인전 <오메가가 시작되고 있네 LOOK, HERE BEGINS THE OMEGA>
산수문화 I 서울
임영주는 2014년부터 ‘믿음’이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돌, 요정, 불, 우주 등에 관한 영상, 책, 그림 등을 제작해왔는데, 이번 전시에서는 그간 작업해 온 그림들을 모아 전시한다. 전시의 제목은 2016년 출판한 책 <괴석력>에서 인용했던 구절 “보게, 오메가가 시작되고 있네”를 다시 가져온 것으로, 일출을 보러 간 사람이 ‘오메가(Ω)’ 모양의 해를 보았을 때 했던 말이다. 오메가는 원래 그리스 자모의 맨 끝 글자여서 ‘끝’을 나타내지만, 위의 일출 장면에서는 상서로운 시작을 알리는 말이며, 또 다른 이들에게는 신의 전능함(“나는 알파요 오메가라”-<요한 계시록>), 건강보조식품, 값비싼 시계, 종말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것들을 떠올리게 하는 기호이다. 임영주는 이렇게 특정 집단의 사람들이 공유하는 ‘은어적 효과’를 풍기는 말들, 즉 특별히 다른 용어는 아니지만 언어화하기 힘든 효과를 가진 표현들에 주목해왔다. 이번 전시의 제목뿐만 아니라 “오늘은 편서풍이 불고 개이겠다”(기상청), “요정님”, “하늘에서 떨어진 돌”(돌을 찾는 사람들의 모임) 등이 그런 예이다. 또 작가는 어항이나 개인 수족관을 만드는 사람들이 즐겨 사용하는 가짜 암벽인 ‘백스크린’을 보여주면서, 그들이 자신들의 활동을 “물생활”이라는 낯선 용어로 부르는 것에 관심을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