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나는 결혼을 하면서 결혼하기 이전에는 받지 못했던 몇 질문들을 유독 많이 받았다. “남편 아침을 차려주었니?” “아이는 언제 가질 거야?" 등등. 이런 질문들을 접하며 나는 내 주변이 그리고 더 나아가 사회가 나에게 단지 내조에 성실한 아내 혹은 아이를 낳아 기르는 엄마, 이 두 역할에만 충실할 것을 요구한다는 걸 느꼈다.
사실 이를 몰랐던 것은 아니다. 주변 여러 친구들의 이야기들을 통해서 그리고 텔레비전, 라디오, SNS 등 여러 매체들에서 쏟아내는 숱한 이야기들을 통해서 이를 잘 인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알고 있는 것과 직접 부딪히는 것은 완전히 달랐다. 알고 있었기에 결혼에 앞서 일종의 각오 아닌 각오도 했었다. 그러면서 나는 이러한 상황을 잘 해결해나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동시에 막연하게나마 좋은 아내, 사랑 받는 며느리, 친정을 생각하는 딸, 그리고 아직은 아니지만 현명한 엄마 등의 역할들을 다 해내면서 이전의 온전한 나도 잘 유지하고 지킬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내가 그렇게 생각한다고 다가 아니었기 때문일테다. 문득 그간 잘 보지 않았던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리고 찾아가 그들은 어떠한지 물어보았다. 그들과 대화를 하면 나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어떤 방향이 정해질 거라 생각이 들었다. 이전의 온전한 모습을 지키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도 찾아갔지만 그렇지 않아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된 사람도 찾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