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없이 살아가는 삶속에서 길들여진 감정은 어느덧 메말라서 내 것이 아닌 허무의 존재로 바뀌었다. 하지만 별다른 의미 없는 삶속에서도 내면에서 울리는 자아의 목소리는 나를 찾고 있는 것이다. 다시금 길에 서있는 나는 바람을 맞으며 철저히 혼자가 되어 나의 목소리를 들으며 길을 걷는다. 고독은 존재의 의미를 일깨워주고 적막한 풍경은 비로소 온전히 가슴속에 비춰진다. 인간은 누구나 외롭고 고독하다. 쓸쓸하고 메마른 감정을 애써 외면하지만 언제나 고독한 상황에 맞닥 드려진다. 하지만 그것이 인간의, 태초의 감정임을 깨달으면 오히려 마음은 더 자유로워진다. 모노톤의 무채색과 드로잉 재료로 주로 사용한 목탄은 이러한 주제에 부합하기 위해서 선택한 재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