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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철, 토끼시대-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

봉산문화회관   I   대구
이번 전시 설정은 자연사 박물관에서처럼 4면의 유리벽을 사이에 두고 안과 밖의 시선이 통하는 커다란 쇼 케이스 안에 오래된 뼈 화석을 설치하는 것입니다. 거대한 공룡의 뼈 화석을 조립하여 실물크기로 복원해놓은 것 같은 이 전시물은 가로440×세로130×높이430㎝ 크기의 짙은 암갈색 뼈 구조와 철제 지지대, 그 구조를 올려놓은 1m 높이의 전시대, 설명 자료 등으로 구성되어있습니다. 커다랗고 튼튼한 뒷다리로 지면에서 일어서서 앞발을 들고 포효咆哮하듯 입을 벌리는 모습은 토끼를 닮았으나 지금의 토끼와 전혀 다른 위협적인 토끼의 화석임을 짐작하게 합니다. 이 화석을 통하여 작가가 확신하려는 서사는 자신이 상상하는 토끼시대의 ‘새로운 토끼’ 중에서 ‘사라진 토끼의 흔적’입니다. 그 흔적에 대하여, “현재의 토끼와 모습은 거의 흡사하나 몸길이는 3m에서 무려 6m까지며 두개골 길이만 해도 82㎝가 넘는다. 몸무게는 약 1.5t 정도로 무겁다. 토데노돈(卯龍, Thodenodon)은 강하고 큰 앞니를 지니고 있어서 상대방을 위협할 수 있다. 토데노돈은 신생대 팔레오세(약 6600만년전)에 아프리카에 살았던 거대한 초식성 포유류이다. 화석은 1923년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에서 발견되었다. 이들은 주로 군집 생활을 하였지만 짝짓기를 할 때만 따로 지냈을 것이다. 이들의 큰 몸짓과 강한 턱으로 보아 천적은 거의 없었을 것으로 추정된다.”라고 설명하는 작가의 서사는 전시를 통하여 관객의 신뢰 속으로 스며듭니다.
이번 전시 작업은 먹이 사슬의 아래 단계에 속하는 연약한 토끼를 대상으로, 현실에 대응하는 작가 자신의 위축된 심리를 투영하고, 또 우리가 알고 있는 약육강식弱肉强食의 자연법칙을 뒤집어 토끼가 자신의 포식자인 여우를 사냥하는 등, 동물 세계의 최상위 존재로 설정되는 상상을 기반으로 합니다. 이 같은 작가의 상상과 창조적 기억의 서술은 이미, 건물 내부로 숨어든 야생 토끼를 다루었던 전시 ‘Hello! Contemporary art-야생 서식지’(2014)를 비롯하여, ‘개인사 박물관’ 전시(2015), ‘토끼시대’ 서적 출간(2016) 등으로 이어지며 사건의 기억 스펙트럼이 과학적인 근거와 학술 용어를 토대로 구체적이고 정교하게 가공되어 실제의 사실인 것처럼 착각을 일으킵니다.

전시 정보

작가 이기철
장소 봉산문화회관 2층 아트스페이스
기간 2017-10-27 ~ 2017-12-24
시간 09:00 ~ 22:00
관람료 무료
주최 봉산문화회관
출처 사이트 바로가기
문의 053-661-3500
(전시 정보 문의는 해당 연락처로 전화해주세요.)

위치 정보

봉산문화회관  I  053-661-3500
대구광역시 중구 봉산문화길 77 (봉산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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