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는 언젠가는 일상이었을 소소한 역사를 발굴하여 사건으로서 전시한다. <등교길>, <외출> 등 평범한 일상은 시간 속에 퇴색되었지만, 작가가 다시 그려내면서 특별한 사건이 된다. 이는 시간의 차이, 그것을 기록하는 주체의 차이에 따라 같은 사건이 다르게 기억, 기록되는 방식에 대한 탐구이다. 오래전 어떤 프랑스인에 의해 의미가 부여된 순간들은 오늘날의 한 작가에 의해 다시 분해된다. 그리고 원래의 총체적 의미에서 떨어져 나온 각각의 이미지 조각들은 겹쳐지고 반복된다. 재구성된 이미지는 새로운 의미를 획득하지만, 그와 동시에 이전의 의미는 모호해진다. 작가는 이러한 작업을 통해 “기억이나 사건의 불확정성”을 보여주고자 한다. 작가는 기록 주체에 의해 부여된 의미를 다시 분해하고 해체하여 의미의 절대성을 와해시킨다. 그리고 분절된 각각의 이미지는 기존의 의미에서 벗어나 새로운 독립체가 된다. ㅡ미술비평 이 수ㅡ (미완未完의 시선- 의미의 분신술 전기숙개인전-Afterimage잔상-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