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서용 작가는 회화가 만들어내는 공간의 환영, 설치미술 속 오브제가 공간과 맺고 있는 관계, 이 모든 것을 사진 스튜디오라는 공간에서 촬영한 한 장의 사진 속에 압축하여 표현한다. 작가는 촬영의 대상이 되는 사물을 사진 프레임 안에 담는 것을 넘어 사물을 설치하기 위해 사용한 와이어, 조명, 배경지 등이 등장하는 사진 스튜디오 공간 전체로 작업 프레임을 확장한다. 사진 스튜디오를 있는 그대로를 노출시켜 작업 과정을 숨김 없이 보여주지만 관객이 보는 사진 결과물은 비현실에 가깝다.
이번 온그라운드 프로젝트 스페이스에서 작가는 우리가 보는 대부분의 이미지들이 스튜디오에서 촬영되어 사진 작가의 의도에 맞게 생성된다는 점을 착안하여 전시 공간을 사진 스튜디오로 전환시키고 환영처럼 보이는 3차원 공간을 구성했다. 가상공간과 실제공간의 연결 지점에서 오브제는 본래의 기능을 상실하고 공간 안에서 유영하며 새로운 시각적 표현의 대상이 된다. 작가는 회화와 조각, 공간 설치라는 시각예술의 여러 장르를 다각적으로 결합해 실재와 환영의 문제, 사진이라는 매체가 가진 역설적인 특성에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