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직업과 계층의 사람들이 교차하는 장소. 그 아래 위치한 광화랑에서 좀 더 친근하고 밀접하게 작품을 소개하고 그들의 반응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가고 싶었다.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 틈에서 누군가가 잠시 잠깐 시간이 남거나 발걸음을 멈출 짧은 시간동안 작품을 통해 그들 자신을 한번 더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싶었다.
이번 전시의 타이틀인 ‘거울’은 작가 본인을 되돌아보는 작업임과 동시에 이를 통하여 타자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다양한 색깔을 지닌 공감의 밀도를 기대하며 그들 또한 자신을 지나온 길과 가야할 길을 작품을 통해 비춰진 인간의 원초적인 이미지를 바라보며 한번 더 사색해 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길 바라는 취지에서 시작되었다. 누구나 살아오며 즐겁고 좋은 일만 있을 수는 없는 법이다. 성장하고 진화하기 위해 부딪치는 상처와 상실의 흔적을 안고 앞을 보며 나아갈 수밖에 없다. 외롭고 고독하지만 내가 걸어왔던 길을 되돌아보고 다시 앞을 응시하기 위한 작은 휴식과 같은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두 가지 처방을 제시한다.
살면서 부딪치는 어두운 정서의 그림자는 살풀이와 한풀이로, 이를 극복하고 희석시키기 위한 마주침은 굿과 부적으로, 이 두 가지 작업은 나라는 본질적인 존재를 확인하기 위해 거울을 마주보고 확인하고 받아들이는 과정과 유사하다. 시작은 내 마음속 깊은 내면에서 시작되었지만 결국 누구나 살면서 지고가야 할 무게를 서로가 공감하며 이러한 작업 끝에 서로가 서로를 위로하고 위로받기 위한 과정과 결과가 되길 스스로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