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향연 작가는 감성과 직감에 의해 걸러진 삼원색에 가까운 강렬한 색채를 사용하여, 감성중심의 색면 추상을 그려내는 작가이다. 그가 사용하는 색채 또한 자연 그대로를 나타내기 보다는 감성과 직감에 의해 다양하게 사용되며, 이러한 표현은 단순한 사물의 외관에 대한 사실적인 표현이 아닌 그가 생각하는 본질적인 구조를 표현해 내기 위한 노력이다. 선, 면, 색이라는 세 가지의 기본요소로 표출되는 그의 색면 추상은, 구체적 묘사와 같은 재현성을 배제하고 있으며, 그가 가진 모든 감각과 감성을 동원하여 추상형식으로 나타내려는 정신적 시도이기도 하다. 그는 먼저 화면 전체를 수평과 수직으로 분할하고 그 경계를 선으로 처리하며, 직선과 곡선형태의 선 드로잉은 면과 면 사이를 유연하게 연결시키려고 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형상은 추상화 되고, 색면 자체는 조형요소가 된다. 이때, 색면의 연속된 층은 그 안에서 자유롭게 재조합과 해체를 반복하며 조화롭고 새로운 화면의 균형을 만들어 낸다. 또한, 그가 사용하는 다양한 질료는 얕은 평면성을 보완하며 깊은 물질감과 함께 화면의 질감을 높이도록 하였다. 이를 통한 그의 작업의 흐름은 작가 본인의 느낌, 직감, 열정에 따라 진행되며, 붓 터치 하나하나에 그의 모든 감각과 혼을 담아낸 본질적인 심상의 색채를 그려내는 시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