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공간도 프레임이라는 틀을 씌워서 보면 다르게 보인다. 그건 마치 흘러가는 시간을 프레임으로 가두고 정지시켜서 나만의 수집 공간으로 가둬두면 마치 시간이 사라지지 않고 영원히 그 속에서 머무를 것 같은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진을 찍는 것처럼 캠퍼스 틀에 프레임을 두고 공간을 분리시키는 것은 사물에 투영된 자신의 감정을 형상으로 남기고 기록하고 싶은 바람이다. 그 기록은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아련함과 애틋함을 가진 채 망각의 세월 속에 사라지는 기억을 특정한 시간대의 현실로 분리시키는 것이기도 하다.
풍경을 그리기 위해 특정한 공간을 스냅 하면 그 공간은 현실하고 분리된 특별한 공간으로 남는다. 그 공간을 프레임으로 분리시키는 과정에서 별 볼 일 없던 풍경은 모든 것이 존재론[存在論] 적으로 완벽한 구성을 가진다. 그 흔한 길가의 잡초마저도 신의 손길과 은총이 넘친다. 왜냐하면 그곳에 잡초가 그렇게 있다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수많은 인연의 연결고리를 가지므로…….
그 프레임은 창문이 될 수도 있고 조금 열린 문틈 일수도 있다. 아니면 나의 시선을 잠깐 머물게 하는 찰나의 공간 일수도 있다. 어떤 것이든 살아있는 동안 눈에 비치는 풍경은 그 자체로서 충분히 자신에게 의미가 있는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