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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는 동안 Our Time Between

닻미술관   I   경기
지금, 혼자가 아니라는 것

우리의 그것은 압축된 고지
하나의 망막을 공유하는 두 존재의
아무것도 새겨지지 않은 세상, 그리고
돌진하는 한밤의 강... - 테스 갤러거, “소중한 만남” 중에서



오늘날 스냅사진은 지갑 주머니, 앨범 여기저기, 스크린세이버, 냉장고, 벽난로 선반 위나 거울 사이에 끼워진 채 숨 쉬는 만큼이나 쉽고 흔하게 존재한다. 덕과 진. 이 사진들은 “스냅사진”이라는 점에서 매우 친숙하다. 그러나 이 이미지들이 한데 모이면 주목할만한 새로운 가치를 만든다. 사진들 속에 진은 분명한 피사체로서 – 스카프를 두른 채로 – 시간과 함께 기록된다. 덕 역시 창문과 거울에 반사되거나 그림자를 드러내며 암시적인 응시자로서 각각의 사진 속에 존재한다. “하나의 망막”을 공유하며 함께 살아간 두 사람. 진은 덕을 바라보고, 덕은 카메라를 통해 지켜보고, 관찰하고, 시간과 기억을 채우고, 사랑으로 응답한다. 둘 사이의 이음새는 마치 책이 엮이듯 같은 열정(사진), 같은 언어, 같은 직관으로 이어진다. 시간을 거쳐 모아진 이 이미지들 속 촬영의 행위는 잃어가는 것들을 움켜지기 위한 시도이다.

이 책은 하나의 회전목마처럼, 역사, 정치, 예술, 그리고 길거리의 낙서와 샌프란시스코, 마린, 정원, 공원, 그리고 텍사스로의 여행을 거치며 우리가 삶이라 부르는, 운이 좋은 혹자에게는 사랑이라 불리는 이 미숙한 과정을 만들어 나가는 것을 보여준다. 진을 향한 덕의 사랑. 이 기록, 그가 남긴 유언 속에는 사랑만이 가득하다. “Autoportrait, 1976.” 책의 첫 번째 사진에 씌여 있는 문구이다. 이것은 인물사진이자 동시에 전기이고, 자서전이며, 시간의 모습이다. “우리가 사는 동안.” 시간의 주기는 사진 속에, 그리고 삶 속에서 추억과 기억을 통해 순환한다. 날짜와 제목은 친숙하고 분명한 공유의 순간을 지시한다. 이 인물사진들은 삶의 흐름속에 지나가버리는 날짜와 제목, 바뀐 세상들을 강조하고 조명함으로써 스냅사진의 보편성을 뒤흔든다.

비현실적인 크기의 거미. 길거리 벽의 험악한 벽화. 우연히 포착됐을지 모를 이 사진들은 지금 많은 것들을 암시한다. 책장을 넘기면 진의 시선은 어긋나고 눈빛은 변하며 몸은 나무나 기둥 뒤에 숨고, 군중의 중심에서 벗어나거나 유리 뒤에 서있다. 눈에 덮힌 티슈 밑으로 눈물이 묻어나는 비범한 사진은 마치 “잡을 수 있으면 잡아보세요..” 라고 말하는 것처럼 보인다. 알츠하이머는 비교적 친숙한 병이지만, 이 사진들을 통해 우리는 그 많은 단계들을 상상할 수 있다. 수화기를 든 표정없는 진의 모습은 이 병의 상징적 위력과 심각한 단절을 처절하게 전달한다. 그리고 다시 얼굴없는 여인과 상어 사이에 서있는 초점잃은 진의 모습이 이어진다. 마치 그 때와 지금이 뒤섞여 있듯 시간순서가 없는 편집을 통해, 우리는 이 사진들 속에서 존재에 맞서 밀려오는 부재를 느낀다. 다른 책장의 “하, 예술은 나의 삶,” 이라는 문구는 작가의 수용하는 마음, 그리고 탁월한 놀이의 감각이 소멸하는 것들과 함께 존재함을 침묵 속에 드러낸다. 만개하여 존재하는 수국, 양귀비, 장미. 세상 도처에 존재하는 꽃들. 그리고 이 꽃들은 수많은 진의 옷에도 프린트되어 있다.

유리 반대편 끝에서 바라보고 있는 덕이 보인다. 우리는 그의 고투와 기쁨을 느낄 수 있다. 흘러내리는 추억의 내리막길에서 그가 붙잡은 것은 카메라였다. 사진은 그것들을 묘사하기 위해 존재한다. 이 순간, 이 사람, 지금 현재, 이곳. 하지만 동시에 사진은 마술이며, 영혼을 담는 검은 상자이다. 카메라로 시간을 기록하듯, 1/125초, 1초, 우리는 현재와 흘러가는 과거를 붙잡는다. 우리는 시간을 붙잡는다. 시간을 그대로 붙잡는다. 그리고 이 속에 우리는 죽음도 붙잡는다. 무한히 순환하는 시간, 이것이 사진이 가진 가족적 친밀성이다. 한 장의 사진은 일종의 마술기법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무대 위의 마술사를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오늘날 사진초상은 단순한 초상화를 넘어섰다. 이것은 자기탐험이며, 역사적임과 동시에 문화적이고, 반영이며, 탐구이다. 덕과 진의 경우 이 모든 것을 포함하는 하나의 연가이다. “당신이 장미에 쏟은 시간이 당신의 장미를 중요하게 만들 거에요.” 라고 어린왕자에서는 말한다.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낙서와 하트모양의 종이가 걸려있고, ‘아직 여기 있어, 아직 널 돌봐주고 있어’ 라고 말하는 가족의 사랑편지이다. 그리고 다른 사진을 보면, 진 위에 보이는 만화속 여인의 아름다움(젊음)은 진의 진짜 아름다움으로 전치되었다. (사랑으로 이뤄지는 일이다.) 그리고 다시 진은, 병원가운을 입은 채로 그 어느때보다 가장 밝게 빛난다. 예술이 존재하는 곳엔 그 강력함과 단순함이 모든 것을 명확하게 만든다. 여기, 시간의 포물선은, 사랑 속의 기억과 함께한다. 당신과 나. 당신과 나 – 나의 기억 속에서...

아만다 마찬드, 사진집 <Our Time Between> 중에서

전시 정보

작가 덕 뮤어, 진 맥만
장소 닻미술관
기간 2016-05-07 ~ 2016-06-22
시간 11:00 ~ 18:00
수요일 - 1:00 pm ~ 6:00 pm
목~일요일 - 11:00 am ~ 6:00 pm
휴관 - 월~화요일, 설연휴, 추석연휴, 선거일
관람료 2,000원
어른 2,000원
어린이, 청소년, 군인, 노인(60세 이상) 1,000원
후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한국메세나협회, (주) 주신공영
출처 사이트 바로가기
문의 070-4193-2581
(전시 정보 문의는 해당 연락처로 전화해주세요.)

위치 정보

닻미술관  I  070-4193-2581
경기도 광주시 초월읍 진새골길 1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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