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숲을 떠나며...
새로운 세기가 시작되던 2000년부터 시작된 숲(LA FORET)작업, 그리고 '회색 숲' 시리즈 작업으로 이어진지 10년 만에 숲이라는 타이틀로 하던 작업을 떠난다. 그동안 가져야 했고 고집해 왔던 모든 것(개념이나 철학, 형식 등)으로부터 자유로워지기 위함이고, 내 스스로 만들어 놓은 관념의 틀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싶은 까닭이다. 내면에 잠재되어 있었으나 표현 되어지지 못했던 내면의 소리(내면의 언어)에 귀 기울이며 자유롭게 작업하기 위함이다.

- 그림도 일종의 언어라고 생각하며 작업해온 나는 프랑스에서 귀국 후 가지는 개인전(1998) 도록 첫머리에 "나에게 있어 그림 그리기란 삶이라는 실존(實存)과 죽음이라는 삶의 부재(不在) 사이를 이어주는 이음줄에 다름 아니다. 하여 내 모든 그림들은 삶과 죽음 사이의 언어들이다"라고 기술 한 바 있다.
지금도 유효하다.

- 예술의 가치는 예술이 숨기고 있는 의미에 있다.
이 의미는 바로 의미로 도달할 수 없는 것에 도달하려는 과정 그 자체에 있다.

- 예술 행위란 또 다른 나를 찾는 작업이며 나 자신의 타자성을 발견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예술은 발명이 아니라 혼돈과 해체된 현실의 파편 속에서 세계의 이미지를 발견하는 것이며 또 다른 나를 탐색하는 과정에 다름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