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3차원의 세계를 2차원 평면 속에 표현하는 일이다. 작가는 자신만의 규칙을 세우며, 탐구하고자 하는 세계를 완전하게 담아내기 위해 노력한다. 그 과정에서 작가는 바깥의 세계를 자신의 어법에 편입시켜 나간다. 남서정과 유서연 작가는 각자의 어법 속에 겹겹의 붓질을 쌓아올리며 회화적 깊이를 지닌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처음에는 한 장의 종이에 불과했지만, 저만의 접힌 규칙을 통해 만들어진 종이배처럼 두 작가가 구축한 세계는 평면을 넘어 새로운 차원을 담아내고자 한다. 남서정 작가는 유화와 파스텔의 겹을 통해 시간의 경계를 넘나드는 존재들의 떨림을 담아낸다. 유서연 작가는 각각의 조각으로 흩어져 있던 자연적인 것과 인공적인 것을 새로운 형태로 조립하여 만든 풍경을 표현한다. 두 작가가 각자 접어 만든 회화의 세계는 마치 종이배처럼 그 세계를 구축하기 위해 새겨진 접힌 흔적들을 지닌 채로 이제 세상을 향해 출발하려 한다. 이 전시를 통해 두 신진작가의 각기 다르게 접힌 종이배가 어떤 흔적을 안고 항해를 시작하는지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