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로직스페이스의 작가선정전으로 개인전형식으로 개최된다. 이번에 내놓은 interwingle 시리즈는 지금 현재 나에 대한 고백이며, 앞으로 작업에 대한 복선이고 프리뷰 작업이다.
이전 숲 인 숲 시리즈를 그릴 때 인사이트를 얻었던 숲들은 대체로 여행이나 일부러 찾아간 한라산 같은 특별한 산이나 공간 속의 숲이며 나무였다. 특별한 곳에서 특별한 순간에 만난 숲이기에 숲 전체의 이미지나 그날의 분위기, 특징적인 장면이 눈에 들어왔고, 이를 그렸다.
그러나 이제 일상의 동선 속에 들어온 숲에서 내가 보게 되는 숲은 숲이기 보다 나무가 되었다. 오늘도 보고 내일도 보는 숲이기에 전체가 아닌 부분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고, 더욱이 지난 5년간 건축에 집중하면서 좀 더 구조적인 나무들의 얽힘에서 인사이트를 얻게 되었다. 애초에 나무는 콘크리트나 철근 같은 가공된 물성과 정반대에 있는 가공되지 않은 자연으로서의 물성임이 내가 숲과 나무에 집중하게 된 이유였다. 거기에 숲을 구성하고 있는 본래의 자연으로서의 나무들이 서로 또는 스스로 얽히고설킨 구조적 모습과 이곳과 저곳의 구성이 비슷한 듯 모두 다른 양상들에 매료되었다.
나는 이 작업에서 회화의 시작인 붓과 물감에 집중하고 싶었고 붓질의 흔적, 물감의 흔적, 물감의 덩어리 같은 물성과 행위가 나뭇가지라는 익숙한 형태를 만들어 내는 것에서 시작했다. 손을 통해 물감이 붓과 캔버스를 만나 나뭇가지가 되고 그것들의 얽히고설킴이 만들어 내는 우연한 조합에 그 숲의 분위기와 시간적 계절적 요인들을 색으로 드러내보고자 했다. 기존 숲 인 숲 시리즈의 작업이 깊게 쌓이는 물감 덩어리들의 두께로 인해 오히려 무엇을 그린다는 행위가 가려진다고 생각되어 이번 시리즈는 좀 덜어내고 가벼운 붓질에 더 집중해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