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은 한 사람 한 사람의 존재를 상징하면서 그 한 사람 한 사람의 생애와 사상을 축약하여 담는다. 그 점의 집합을 우주라 하고 그 우주가 하나의 점이라 해도 우리는 놀라지 않는다.
점에서 다른 하나의 점 사이에 존재하는 거리를 우리는 인연이라 말한다. 그리하여 열리고 닫히고, 확장하고 수축하고, 방기하고 수렴하는 관계의 역학관계 속에서 우리는 우리 사이에 존재하는 어쩔 수 없음을 수용한다. 이는 점의 숙명이고 우주의 생김새고 너와 내가 외로운 까닭이다.
점이 내게로 온다. 웃음과 웃음 사이의 거리를 나는 허무로 남겨둘 수밖에 없다. 그러기 위해 나는 점을 찍고 점을 맞이한다. 허무로 치장한 점이 내게로 온다. 나는 그래서 어쩔 수 없음이라는 점과 점 사이의 거리와 함께 우주의 진면목을 이곳에 전시하고자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