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과 회화의 경계 무엇을 예술작품이라고 말할 수 있는가? 혹은 무엇이 예술작품의 본질에 관해 기술하는 요소들이라고 정의할 수 있는가? 대부분의 미학자들은 한 인간이 자연적인 질료에 행위를 통해 미학적으로 합리적인 형식을 부여했을 때, 그리고 그 형식을 다른 사람들 혹은 예술전문가들이 그들의 감수성을 통해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해석할 수 있을 때, 그것을 예술적인 오브제 혹은 예술작품이라고 부른다. 이것은 예술작품이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이라기보다는, 예술작품으로서의 자격이 어떤 것인가에 대한 반성적인(reflective) 시각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20세기 이후의 현대미술은 미술적인 접근에서 예술에 대한 정의적인 개념을 포괄적으로 예술의 상황으로 포함시키고 있다. 이는 근본적으로 미술 작품의 제작 행위에 공예적인 실용성으로부터 벗어난 미학적인 본질에 대한 성찰이 전제되어야만 한다는 것과 동일한 맥락 속에서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미술은 환영에 기반을 둔 재현의 왕국에서 인간 인식의 범주를 포괄하는 방향으로 진행되어 왔다고 말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회화작품은 세계로 향한 창문이 아니라, 이 세계를 인식하고자 하는 철학적 사유의 차원으로 변화되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