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아트는 런던과 파리를 기반으로 회화와 디지털 아트의 경계를 오가는 독창적인 작업을 지속해 온 라이 데이비드 브래들리(RY David Bradley, 1979-)의 개인전을 개최한다. 그는 포스트 인터넷(post internet)이라는 세계적인 흐름을 배경으로 활동하며, 복잡한 디지털 기술과 인터넷을 자연스럽게 작품에 녹여낸다. 이에 가나아트는 디지털 기술로부터 파생된 이미지가 인류사회 및 동시대 미술에 미치는 영향을 끊임없이 질문하는 브래들리의 이번 개인전을 통해 그의 작품 세계와 인공지능을 활용한 신작 회화작업을 조명하고자 한다.

비디오아트를 구성하는 재료의 수명과 접근성 등에서 문제를 겪은 작가는 기술이나 구식 부품의 교체가 불필요한 회화 작업에 몰두하면서도 다양한 신기술을 신작에 접목하고 있다. 이는 디지털과 실제 사이에 뚜렷한 경계를 긋는 것이 불가능하며, 그림이 현대기술의 발전을 반영해야 한다는 작가의 믿음과 맞닿아 있다. 달빛과 밤하늘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된 출품작들은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것이다. 작가는 상상력을 발휘하여 인공지능에 달의 표면에서 벌어질 수 있는 다양한 상황들을 학습시켰으며, 이를 기반으로 추출한 결과물을 프린트한 뒤 아크릴과 플래시 물감으로 그 위에 새로운 형상들을 그려 넣었다. 이처럼 머지않은 미래에 무중력 상태의 우주와 달에서도 생명체가 살 수 있을 거라는 작가의 상상력으로부터 비롯된 회화 신작은 오늘날의 이미지 제작의 개념에 대해 많은 질문을 던진다. 디지털 기술이 그 어느 때보다 발전한 지금, 작가는 전통적 장르인 회화와 디지털 세계를 넘나들며 시각예술의 확장을 이끌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