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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지 개인전 [Be My Guest]

갤러리 피카고스   I   서울
-작가 노트-

‘이게 다 외로워서 그래.’
스크린 너머 매체들을 통해 전해지는 각종 범죄와 전쟁 뉴스, 현대인의 고립, 인간 불신 등의 문제들을 마주할 때마다, 그 원인에 대해 최종적으로 귀결되는 나의 오래된 생각이다. 디지털 화면 사이 간접 연결성의 발전과 함께, 역설적으로 ‘외로움’이라는 사회적 전염병이 지속되고 있다. 타인으로 인해 행복하고 타인으로 인해 불행한 존재들. 누군가 내 세계에 깊이 침범하는 것을 방어하면서도, 다른 이와 절실히 연결되길 원한다. 나 또한 이러한 모순적 감정 속에서 오랜 시간 헤매었다. 도대체 나와 타인의 세계는 어떻게 투쟁 없이 맞닿을 수 있는가. 이 질문은 본인의 작업에까지 이어진 탐구이자 숙제가 되었다.

관계 맺음에 대한 답을 ‘초대’에 비유해 보기로 하였다. 여기서 초대 즉 접대는 전 세계적으로 유구한 역사를 지니고 있다. 접대의 주체인 주인은 고된 여정 중에 방문한 손님을 극진히 예우해야 하며, 손님은 자신을 초대한 주인에게 위협을 가해서는 안된다.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마음가짐. 그리스어로는 '크세니아(ξενία, xenia)'라고 불리었으며, 목숨을 걸어 이동하는 여행길 도중에 잠시 안전히 머물 곳을 찾는 것. 그리고 이런 여행객을 맞이하는 것. 이 정서가 사회적 동물인 인간이 전 세계 공통으로 가져온 문화였던 것이다. 그렇게 인간은 자아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강제로 세상에 초대되어, 한 생애의 주인인 동시에 여행자가 되는 숙명을 지녔다. 그리곤 삶 속에서 매 순간 초대와 방문을 반복하고 있다.

여기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숨기며 방어적인 교류를 해왔던 램프 인간이 있다. 이는 작가가 감추고 싶었던 솔직한 페르소나이자, 끝없이 안정된 관계를 갈망하는 고독한 현대인의 단편적 모습이다. 이 램프 인간과 더불어, 다채로운 초대를 시각화한 신작들을 준비했다. 이 전시를 통해 의심과 외로움으로 점철된 모습을 벗어나, 자신과 타인의 모습을 온전히 환대하는 태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자 한다. 작가와 그림 속 여행자들이 미숙하지만 진솔한 초대장을 만들어 본인 스스로와 관람객을 초대하였다. 램프갓 넘어의 사회를 이해하고 받아들이기 위한 첫 발자취를 그림으로 장소화 시켜, 외롭고 고된 별빛들을 안전한 곳에서 잠시 쉬어가게 하기 위함이다. 나의 세계를 넘어 존재 자체의 우주를 포용하고 안아주기 위한 빛깔과 식기들로 공간을 채웠다. 이번 전시에 초대된 모든 손님이 그림 속의 객맞이 장소들을 마주하며, 환대가 목마른 세상에 먼저 손을 내밀고, 진정한 ‘공존’의 인사를 청하는 자신만의 초대를 상상해 볼 수 있기를.

전시 정보

작가 넌지
장소 갤러리 피카고스 ★전화 예약 방문 필수: 0507-1481-1144
기간 2024-03-12 ~ 2024-03-24
시간 12:00 ~ 19:00
월요일 휴무
★전화 예약 방문 필수: 0507-1481-1144
관람료 무료
주최 갤러리 피카고스
주관 갤러리 피카고스
출처 사이트 바로가기
문의 507-1481-1144
(전시 정보 문의는 해당 연락처로 전화해주세요.)

위치 정보

갤러리 피카고스
서울특별시 종로구 평창11길 37 (평창동) 갤러리 피카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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