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재보다 더 실재처럼 보이는 그림, 사진보다 더 사실적이며, 현실을 뛰어 넘는 예술을 일컬어 하이퍼리얼리즘(Hyper-realism)이라 부른다. 하이퍼리얼리즘은 1960년대 후반부터 미국과 유럽에서 일어난 새로운 사조를 말하며, 실물 혹은 사진을 매개로 눈으로 보는 시각의 한계를 넘어 현실을 냉정하게 바라보고 극명한 사실적 묘사를 통해 현실 이상의 의미를 보여주고자 하는 예술의 한 부분이다. 우리나라에서는 1970년대 중반부터 극사실 회화가 등장하였으며, 당시 미술흐름을 선도하였다. 일부에서는 미국의 하이퍼리얼리즘과 혼용하여 부르기도 하지만 이는 올바른 용어 선택이 아니다. 우리나라 극사실 회화는 사실주의, 즉 리얼리즘을 극한으로 추구하며, 작가의 주관성이 나타나 소재나 내용면에서 주관적 감성이나 메시지들이 드러나는 것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실재의 기록 : 극사실주의』전에 초대된 남학호, 설경철, 유용상, 이창효는 치밀한 관찰과 극도의 현실적 모사라는 형식을 취하는 동시에, 개인의 감정까지 이입시켜 새로운 리얼리티를 제시한다. 이번 전시를 통해 극사실회화의 다양한 양상과 표현적인 특성을 다각도로 살펴보며 오늘날 극사실회화의 현황을 한눈에 조망함으로써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해보는 소중한 기회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