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전시에서 나는 여러 형태의 집을 이고 있는 말의 모습을 통해 자의적으로든 타의적으로든 끊임없이 옮겨 다니며 살아가는 현대인의 삶을 표현하고자 한다. 근대 이전에 주된 이동수단으로 사용되었던 말은 현대인의 정처없는 이주를 나타내기에 적합하다고 생각하였다. 말 위에 층층이 쌓아올린 집들은 현대와 과거, 서양과 한국의 다양한 건축이 혼재된 형태이다. 그리고 완결된 공간이 아닌 허물어지고 재건축되는 모습인데 이는 시대와 취향에 따라 계속해서 변모해 가는 공간으로서의 집을 표현하고 있다. 한편, 파랑과 핑크 등의 선명하고 화려한 색의 말은 실제의 대상이 아니라 현대인이 가진 욕망을 투영한다. 나는 작품의 배경으로 소상팔경도와 같은 전통적인 산수화의 풍경을 많이 사용하고 있는데 이 또한 부단하게 이상향으로서의 집을 찾아 헤메는 것과 관련을 가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