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노트 나는 인물을 소재로 작업을 하는 작가로서, 다양한 인간관계 속에서 드러나는 사람들의 다양한 표정을 나만의 방식과 해석으로 표현 해왔다. 예전에는 사회 문제와 같은 어두운 소재를 선택해 메시지를 전달 하고자 했다면, 이제는 작품을 통해서 작가 본인 혹은 관객과의 소통을 시도하고 있다. 내 주위 사람들 중 나와 긴밀한 관계에 있는 인물을 선택한 후부터 철저히 이성을 배제 시키고 대상에 대한 솔직한 감정만을 추출하기 시작한다. 대상과의 사건과 대화를 되짚다 보면 어느새 그림과 대화를 하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내가? 정말? 왜?....애써 숨겨왔던 혹은 인정하고 싶지 않았던 대상에 대한 복잡 다양한 감정들이 캔버스위에서 한바탕 전쟁을 치룬다. 누구를 그린 것 인지는 중요하진 않다. 작품의 대상은 모두 다른 인물들이다. 즉, 같은 감정으로 표현한 작품은 없다. 작품 속 인물이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 판단은 관객의 몫이다. 가령 내가 좋아하는 사람을 그렸다고 해서 예쁘고 웃는 얼굴로 표현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내 마음을 몰라주고, 나 혼자 가슴앓이 하고 있는 상태라면 결코 아름답게 표현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현대인들은 무수히 많은 사람들과 다양한 인간관계를 맺으며 살고 있다고 생각 할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각자 나름의 부류를 나누고 목적에 끼워 맞추며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다. 인간관계를 맺는 방법과 수단이 다양해진 것이지 오히려 단순한 인간관계를 맺으며 살고 있는 것이다. 관객들이 내 작품 속에서 다양한 표정의 얼굴을 보길 희망해 본다. 우리는 주위에 가식적인 행동이나 표정을 쉽게 접한다. 사회가 변할수록 상대의 진심을 알아채기 어려워지고, 그러다 보니 나의 진심을 전달하는 것 또한 점점 어려워지는 것 같아 씁쓸하다. 솔직한 감정을 표현 하였는데도 같은 얼굴만 보인다면, 나조차도 사람들과 획일화된 단순한 인간관계를 맺으며 살고 있다는 의미가 아닐까??